빨강의 심리학

- 빨강은 우리 신체에 영향을 준다. 빨강은 가장 긴 파장을 가진 색이고, 눈에 가장 잘 띄는 색은 아니지만, 실제보다 가까워 보이기 때문에, 우리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즉 우리는 빨강에 '주목한다'. 분명한 사실은, 빨강에는 수줍음이나 조신함 같은 요소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신호등 불빛, 정지 표지판, 경고 표시에 적합한 색이다.

- 사람들 눈에 잘 띄고자 한다면, 뭐든 빨강을 쓰면 좋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로체스터 대학의 연구를 보면, 빨강을 잠깐만 보여줘도, 남자는 여자의 매력을 더 크게 느꼈다. 빨간 배경 앞에 서 있거나, 빨간 옷을 입은 여자의 사진을 남자들에게 보여줬더니, 사진 속에 여자만 있고 빨강이 없는 경우보다, 더 매력을 느끼고 성적 관심도 생긴다고 답했다.

- 다른 연구를 하나 더 보면, 빨간 옷을 입은 여성과 데이트할 때, 남성들은 개인적인 질문을 더 많이 던지고, 성적 관심도 더 많이 나타냈다. 빨간 옷을 입은 여성을 도와줄 확률이 높았으며, 식당에 갔을 때도, 빨간 립스틱을 발랐거나 옷을 입은 여자 종업원에게 더 팁을 후하게 주는 경향이 있었다.

긍정적 속성

- 따뜻함, 에너지, 흥분이다. 빨강은 남성성을 상징하는 색이다. 정력, 체력, 열정, 성욕과 같은 육체적인 에너지를 나타낸다. 용기, 반항, 생존과도 관련이 있다.

부정적 속성

- 분노, 짜증, 피로, 격렬한 논쟁이다. 빨강을 너무 많이 사용하거나, 톤을 잘못 선택하면 공격적, 대결적, 반항적으로 보일 우려가 있다. 빨강이 주는 육체적 에너지 수준이 높기 때문에, 피로와 부담을 유발할 수도 있다. 주변에 빨강이 너무 많다면, 편안하게 긴장을 풀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 빨강은 항상 신체적 반응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빨강의 톤이 진하고, 강렬해질수록, 우리가 느끼는 신체적 자극도 강해진다.

분홍의 심리학

- 분홍은 양육과 돌봄, 따뜻한 사랑을 표현하는 색이다. 분홍으로 표현되는 사랑은, 신체를 자극하는 빨강이 연상시키는 사랑과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소녀와 여성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따뜻한 사랑은 여자아이들뿐 아니라, 남자아이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성별과 상관없이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다. (포옹을 색으로 나타냈을 때 분홍색일 것이다)

부정적 속성

- 육체적인 측면에서, 분홍은 어딘가 부족하고, 연약하고, 힘없는 느낌으로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남자들은 주변에 분홍이 너무 많을 때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 1980년대 초반, 미국 아이오와 대학의 한 축구 코치는 원정팀 탈의실을 분홍색으로 칠했다. 이것은 원정팀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약화시키고, 육체적으로도 힘이 빠지는 느낌을 유발해, 시합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전술이였다.

탈의실뿐만 아니라, 탈의실의 변기, 세면대, 샤워기까지 몽땅 분홍색으로 칠했다. (아이오와 대학 탈의실은 아직 분홍색임)

분홍의 다양한 톤

- 분홍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톤과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베이비 핑크 같은 부드럽고 따뜻한 분홍은 강렬하지 않아서, 물리적 진정 효과를 낸다. 이런 톤들은 아기와 어린아이들의 온화한 기운과 잘 어울린다.

반대로, 강렬하고 시원한 분홍들은 색의 농도가 높기 때문에 신체를 자극한다. 이런 색은 혈기왕성해 보이기도 한다.

과거에 빨강을 많이 입었던 여자들이, 강렬한 분홍을 자주 입는다. 대개 그들은 강렬한 분홍을 통해 분홍에 입문한다.

긍정적 속성

- 분홍의 긍정적 측면을 보면, 부드럽고 온화한 톤의 분홍색들이 어린 여자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마케팅에도 분홍의 감정적 호소력을 이용한다. 색채심리학에 따르면, 한 가지 색이 지나치게 많이 사용될 때 우리는 그 색의 부정적인 영향을 느끼기 시작한다.

1970년대에 알렉산더 샤우스가 한 실험이 있다. 수백 가지 톤의 다양한 분홍색 가운데 심장박동, 혈압과 맥박을 낮추는 효과를 가장 일관성 있게 보여준 색 하나를 골랐다. 그리고 시애틀에 있는 미국 해군 교도소에 감방 벽과 천장을 칠했다. (이 색을 '베이커 밀러 핑크'라 부름)

- 베이커 밀러 핑크에 15분만 노출돼도, 수감자들의 공격성은 감소했다. 공격성 감소 효과는 분홍색 방을 나간 후에도 30분 정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홍색 앞에서는 화를 내거나, 공격적으로 행동하려고 애써도 잘 되지 않습니다.

심장 근육이 그만큼 빠르게 움직여주지 않거든요. 사람의 에너지를 약화시켜, 차분하게 만드는 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