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의 시스템이 물건을 고른다 | 이성적 소비에 대한 착각

 

우리가 물건을 사게 되는 이유

체험에 대한 욕구- 자극 시스템


-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나서라!
- 벗어나라!
- 주변 환경을 발견하고 탐험하라!
- 보상을 찾아라!
- 지루함을 피하라!
-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존재가 돼라!


- 이런 명령을 이해하면, 우리는 재미와 가벼운 흥분감을 경험하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지루함을 경험하게 된다. 자극 시스템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잦극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상치 못한 보상과 새로움이다.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생물체는 새로운 생활환경, 새로운 영양의 원천을 개척해 새로운 능력과 기능을 습득한다. 그 덕분에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대에서도, 자극 시스템의 영향력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새로운 트렌드, 기술혁신, 멈추지 않는 호기심, 도전적이고 흥미진진한 체험의 추구 등 이 모든 것은 자극 시스템 덕분이다. 소비자가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고, 낯선 나라를 탐험하고, 흥미로운 연극을 관람하고, 아방가르드 예술운동을 찾아보는 것도 모두 자극 시스템 때문이다. 

이런 행동을 하게 만드는 공통적인 원인이 바로 자극 시스템임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생활 속 자극 시스템의 예 


- 미식 요리법 체험, 여행업계, 전자오락기기, 라디오와 TV, 오락용 책, 모든 종류의 기호품, 비디오, 음악,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보이도록 해주고, 타인의 이목을 끄는 데 도움을 주는 제품, 레저산업, 혁신 제품(ex.디자인 관련), 여행과 관광, 쇼핑 체험, 혁신 제품 박람회 초대, 신제품 정보 및 뉴스, 이벤트 초대

 놀이 모듈 


- 놀이 모듈은 자극 시스템과 연결돼 있지만, 뇌 연구의 관점에서 보면, 부분적으로는 독립성을 갖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서 활성화 되는데,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정신력과 운동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뇌 속에서 놀이 모듈은 자극 시스템과 밀접하게 결합돼 있으며, 도파민이 중요한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한다. 그러나 뇌에는 배내측 간뇌(Diencephalon)와 놀이 본능을 유발하는 다발옆핵(parafascicular nucleus) 같은 별도의 영역도 존재한다. 


도파민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지만, 쾌감을 경험할 때 자생적으로 발생하는 오피오이드(Opioid)도 활성화된다. 아세틸콜린도 놀이 모듈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데, 경험을 통해 빠르게 학습하도록 돕는다. 


EX) 전자오락, 장난감, 재미 삼아 하는 스포츠, 다양한 기능과 버튼을 갖춘 기계들, 도박용 기계, 로또, 경마 베팅, 돈 내기 게임, 제품을 구매할 때 물건을 만져보거나 시험해보려는 욕구 

권력에 대한 욕구- 지배 시스템 


- 지배 시스템은, 경쟁자를 억압하거나 축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각종 자원과 성적 파트너를 둘러싼 싸움에서 경쟁자를 물리치고, 자신의 권력을 구축하며, 영역을 확장하라고 지시한다. 지배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린다. 


- 끝까지 관철시켜라!
- 지위를 얻고자 노력하라!
- 타인보다 더 나은 사람이 돼라!
- 권력을 키워라!
- 경쟁자를 물리쳐라!
- 영역을 확장하라!
- 자율성을 보존하라!
- 적극적으로 행동하라!


- 이 명령을 충실히 이행할 경우 인간은 자부심, 승리감, 우월감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짜증, 분노,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정확히 따져보면, 지배 시스템은 진보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선조들과 비교해 봐도, 우리는 그들보다 쾌적하고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배 시스템 덕분이다. 지배 시스템이 없었다면 자동차, 비행기, 항생제, 컴퓨터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류의 진보는 학자, 정치인, 기술자, 운동선수, 배우를 막론하고 누구든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에 오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 덕분에 가능해진다. 그리고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비범한 능력을 발휘해, 자신의 뜻을 끝까지 관철시켜야 한다. 



- 지배 시스템은 가장 단순한 생물체인 박테리아에게서도 관찰된다. 이것으로 우리는 지배 시스템이 수십억 년 전부터 인간의 유전자 속에 뿌리박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EX) 고가의 시게나 향수, 패션 등 지위를 상징하는 모든 종류의 제품, 엘리트 클럽 멤버십, VIP지위, VIP 이벤트, 자신감을 올려주는 자동차, 기계나 도구, 고급 와인처럼 우월한 전문가적 지식을 상징하는 제품, 체력과 민첩함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스포츠 기구와 헬스 보충제 및 관련 서비스, 효율성과 성능을 향상시키는 제품이나 시스템 혹은 서비스 


포획 · 사냥 모듈 - 싼 물건을 찾아다니는 사냥꾼의 원동력


- 포획/사냥 모듈은 놀이의 구성요소와 공격적인 구성요소 모두를 갖고 있다. 사냥하는 행위는, 대개 짜릿한 불확실성과 즐거운 긴장감을 유발하는데, 이것은 놀이의 구성요소와 관련이 있다. 

반면, 사냥감을 죽이거나 경쟁자를 몰아내는 측면에서 보면, 공격적 구성요소와 관련이 있다. 포획과 사냥에서 중요한 뇌 영역은 시상하부다. 여기서는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인 것으로 보인다. 

EX) 사냥용품, 낚시용품, 값싼 제품 사냥하기


싸움 모듈 - 축구할 때 활성화되는 뇌 중추 


- 싸움 모듈은, 지배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지만, 자극 시스템 내의 놀이 모듈과도 관련이 있다. 특히 이 모듈은 훗날의 '비상 상황'에 대비해 놀이를 하면서 신체 투쟁 능력을 익히고 향상시키는 어린 소년들에게서 매우 활성화된다.

싸움 모듈의 중요한 뇌 영역은, 시상의 다발옆핵 그리고 후핵(Posterior Nucleus)과 놀이 모듈과 지배 시스템을 다루는 뇌 영역들이다. 이 모듈의 주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은 도파민, 테스토스테론, 노르아드레날린, 아세틸콜린, 다양한 종류의 오피오이드다. 


EX) 상대 선수와 대결하는 스포츠 시합(테니스, 복싱, 축구 등), 그리고 여기에 필요한 스포츠용품, 스포츠 경기 관람 등 


성욕 모듈 - 프로이트의 유산 


- 프로이트의 이론은,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오류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암수 성세포의 결합에 의한 번식은, 진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늦게 나타났다. 현재에도 많은 생물체가 성행위를 하지 않고도 번식을 한다. 

그러나 생물체는 이미 수십억 년 전부터 가장 단순한 형태의 지배 시스템과 균형 시스템, 자극 시스템을 따르고 있었다. 사실 성욕은, 기존의 모든 감정 시스템에 분명하게 연관돼 있고, 번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감정 시스템을 이용한다. 



-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성욕은 이미 존재하는 감정 프로그램에 기본적으로 설정돼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남성과 여성의 성적 행동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뇌 구조에서도 발견되지만, 특히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에서 그 차이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 

남성의 경우, 남성 성호르몬이자 지배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뇌 속에서 주도권을 갖는 반면,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에스트라디올)과 옥시토신, 프로락틴이 주도권을 갖는다. 이런 호르몬은 남성과 여성의 뇌 속에 모두 들어 있지만, 농도는 서로 다르다. 

이런 이유로, 남성 호르몬 혹은 여성 호르몬이라는 말은 학문적으로 틀린 표현이다. 수많은 감정 시스템에서 성욕이 발견되는 것처럼, 소비에 있어서도 성욕은 아주 깊게 관여한다. 


EX) 화장품, 의복, 자동차, 선물과 보석, 지위와 부를 상징하는 제품, 섹스용품 등 


식욕 모듈과 구토 모듈 - 생존과 직결된 욕구 


- 이 두 모듈은, 인간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욕은 배고픔과는 약간 다르다. 식욕은 특정 음식이나 맛에 관심과 애착을 보이는 반면, 배고픔은 허기짐을 해결하기 위해 불특정한 무언가를 먹도록 요구한다. 

식욕은 '나는 지금 이 바나나가 무척 먹고 싶다'라고 말한다. 구토는 정확히 반대로 작용한다. 구토를 유발하는 음식을 회피하는 것은, 균형 시스템의 작동 때문이다. 구토는 시각(눈), 미각(입/혀), 후각(코)을 통한 부정적 자극으로 인해 일어난다. 


- 식욕과 구토에는 자극 시스템 및 균형 시스템 외에 특히 시상하부 부분과 대상피질, 안와전두피질, 그리고 대뇌전두엽 바로 아래에 있는 뇌섬엽(Insula)이라는 뇌 영역이 관여한다. 식욕은 소비동기로도 중요한데, 좋은 맛과 냄새가 나는 제품을 선호하게 만든다.

 또 자극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보상 시스템을 이용한다. 





뇌 속의 시스템이 물건을 고른다 | 이성적 소비에 대한 착각 뇌 속의  시스템이 물건을 고른다 | 이성적 소비에 대한 착각 Reviewed by 해결사 on 2월 05, 2022 Rating: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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