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적 날조와 선택적 기억이란?

 

의식적 날조와 선택적 기억 

의식적 날조와 선택적 기억 


- 사람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실에 대해서도 믿을 만한 목격자가 되지 못한다. 이것을 증명해 주는 실험이 있는데,  1991년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도전자로 유명한 제임스 랜디는 영국의 영매 모린 플린과 함께 실험을 했다. 

영매들이 사용하는 속임수 중 하나는, 고객들이 관련성을 찾을 수 있도록 엄청나게 많은 이름을 넌지시 들려주는 것이다. 실험이 끝난 뒤, 랜디는 플린의 '읽기' 능력이 상당히 정확하다고 생각한 플린의 고객 한 명에게 플린의 '읽기'가 지속되던 30분 동안 얼마나 많은 이름을 언급했는지 물었다.

고객은 영매가 대략 6개 정도의 이름을 제시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녹음 기록을 분석해 본 결과, 플린은 N과 L이라는 이니셜 외에도 총 37개의 이름을 언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  인간은 세상을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미신이나 대체 요법 등이 우리가 믿는 강력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가 아무리 많아도, 스스로에게 그 효과를 설득 시킬 수 있다. 

 '확증 편향' 이라고 알려진 이 특성은, 자신이 한 명백하게 모순된 행동조차 무시할 수 있게 만든다. 우리는 아이가 욕을 한다고 혼을 내면서도, 자신이 같은 날 아침 망치에 손가락을 찧었을 때 똑같은 욕설을 내뱉었다는 사실은 무시해 버린다. 

보통 때는 아무도 우리의 명백한 모순을 지적할 만큼 우리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없지만, 가끔 뭔가 사건이 벌어지면, 그 모순이 폭로 되기도 한다. 



- 2007년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 지에는 다른 클래식 연주자의 레코딩을, 당시 병약한 70대 노파였던 자신의 아내 조이스 하토의 연주로 속여 넘긴 윌리엄 배링턴-쿠프의 기사가 실렸다. 

 이 이야기의 반전은 하토의 '레코딩' 중 하나가 2006년 <그래모폰>의 비평가 브라이스 모리슨에게 받은 평가와 관련이 있다. 기사에 따르면 모리슨은 하토가 연주한 라프마니노프 콘체르토가 "놀랍고 정말 훌륭하며, 최고의 음반 중 하나로서, 라흐마니노프의 슬라브적 예수를 잘 포착해낸" 연주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15년 전 똑같은 비평가가 같은 연주에 대해 "라흐마니노프의 지극히 슬라브적인 작풍을 기이할 정도로 이해하지 못한 채, 매력도 없고, 힘차고 분명한 느낌이 부족하다"고 묘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  아마도 수많은 요소들이 그 날 그 음반에 대한 그의 인식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장래가 촉망되는 신인 피아니스트에게 너무 흥분에 찬 기대를 했을 수도 있고, 

 동료랑 한판 붙은 다음 음악을 들었을 수도 있으며, 뭔가 음악을 듣는 방식이 달라졌을 수도 있고, 직전에 들었던 다른 음악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고, 음반을 들었던 방의 음향 시스템이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 어쨌든 한 가지는 확실하다. 모리슨의 주의 깊고 신중하고 직업적인 비평은 전혀 달랐지만, 음악은 똑같았다는 사실이다. 그 정도로 자기 모순적 비평을 한 모리슨을 형편없는 비평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우리 모두가 그의 불운한 경험에서 진심으로 배워야 할 점은 그 역시 인간이고,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미묘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상황의 영향을 받기 쉬운 존재라는 사실이다. 







의식적 날조와 선택적 기억이란? 의식적 날조와 선택적 기억이란? Reviewed by 해결사 on 3월 14, 2022 Rating: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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